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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빅데이터 이야기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이유

by 레비스탈(Levistyle) 2022. 11. 3.

'디지털 광고'라는 말은 '광고'라는 단어에 당연하게도 디지털을 붙인 단어다.

그리고 이 디지털이라는 말은 (막 던지는 말이지만) 아마 '온라인 광고'를 다르게 부르고 싶은

사람들에 의해서 탄생한 신조어가 아닐까 싶다.

 

온라인 광고는 당연히 온라인에서 하는 광고이고, 이 단어가 없던 시절에는, 혹은 미미했던 시절에는

광고는 그냥 광고였다. TV에서 하는 영상 광고나 라디오에서하는 음성 광고, 신문이나 잡지에서 보는

지면 광고.. 이것이 지금은 모두 '오프라인' 광고, '과거에 했던' 광고에 속한다.

 

온라인 광고가 처음 생겼을 때는, 그 여파가 미미하고 검증도 안되었던 때라 

기존의 오프라인으로 대표되는 '광고'의 하위 부류에 속했겠지만 지금은 그 여파가 커진만큼

전체 광고 시장을 대표하는 용어로 향해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왔다는 의미가 뭘까?

모든 게 오프라인으로 이뤄졌던 시장에서는 비교적 정보의 송신자와 수신자가 명확하다.

기업이나 매체는 정보를 전달하고 소비자는 그 정보를 긍정적으로 받을지 말지만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에서는 정보의 송신자도 수신자도 불분명하다. 

기업이나 매체만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소비자도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소비자가 흘린 정보를 또 기업이나 매체가 받아서 고민하고 고도화시킨다.

 

그리고 특히 온라인에서는 이 모든 과정이 정말 삽시간에 일어난다.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광고나 마케팅은 항상 다양한 방법으로 '성과'를 측정하고자 하는데

다양한 방법으로 성과를 측정한다는 것 자체가,

해당 광고, 해당 마케팅에 대해 이렇다할 측정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어떤 광고를 했다고 해서 그 광고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했는지 알기가 어렵다.

겨우 할 수 있는 방법이, 설문을 통해 그 제품을 사게된 계기나 이유가 무엇이며

거기에 광고나 프로모션이 얼만큼의 역할을 했는지 물어보는 것이었다. 

소비자의 기억에 철저하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소비자가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라는 믿음이 깔려있다.

 

그런데 온라인 광고를 통한 성과 측정은 의외로 간단하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한 경로를 보면 된다.

어떤 키워드로 검색해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배너를 통해 유입된 소비자 중 몇 %가 구입했는지 등.

또 구글을 통해 들어온 소비자가 많은지 네이버를 통해 들어온 소비자가 많은지도 알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소비자가 하는 모든 클릭 활동이 다 데이터가 된다. 얼마나 편한가.

 


 

그런데 문제는 의외로 여기서 발생한다. 너무 간단하고 편하다는 것.

 

앞서 오프라인의 성과 측정이라고 했던 설문지에 따른 '여론조사'에서는 단순 질문을 하지만

실제로 분석 과정은 꽤나 정교하고 복잡하다. 각종 통계 기법이 난무하고 그렇기에 '유효성'을

타진할 때도 미세한 수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얼마나 알고있는지를 파악할 때조차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을때 스스로 떠올리는지, 몇 번째로 떠올리는지,

그리고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고개를 끄덕이는지 등 단계별로 인지 정도를 측정한다.

 

이렇게 세밀하게 프로세스가 되어있다는 건 그만큼 소비자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고 싶다는 의도이고, 

반대로 얘기하면, 딱히 소비자의 행동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노력들이 깊어지면서 각종 이론들도 나오고 발전을 거듭했다.

 

그런데 온라인 시장이 되었다. 데이터가 간단해지고 선명해졌다.

아니,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선명해졌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토록 바라고 바랬던, 행동에 근접한 데이터를 보게 되었는데

그리고 데이터 양도 많아져서 소위 '빅데이터'가 되었는데

왠지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는 코딩을 쓰는 일도, 통계를 쓰는 일도 흔치 않아져 버렸다.

 

디지털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이나 관리하는 사람들이

예전만큼 데이터를 다루는 스킬들을 잘 사용하지 않아서도 있지만

 

과거의 방식으로 현재의 데이터를 다루지 않은 이유도 큰 것 같다.

 

왜냐하면 과거의 데이터와 현재의 데이터가 다른 종류여서 가지고 있는 특징도, 한계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과거에는 그토록 사람들의 행동을 보려고 했으면서

막상 행동을 보고나니 인식을 보고싶어 한다는 것이다. 아이러니..

그러게.. 우리는 항상 부족한 점을 먼저 찾게 되니까.

 

 


 

오프라인과 온라인 광고의 큰 차이점 중 또 하나는, 전략과 전술을 대하는 관점인데,

오프라인에서는 직접적 성과 측정이 어려운만큼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천천히 성과를 목도할 수 있었다면

온라인 시장에서는 광고/마케팅 활동이 단기간에 집중되어 있고 또 굉장히 타이트하게 진행된다.

 

데이터를 충분히 분석해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전략에 맞는 컨셉을 설계한뒤

그에 맞는 이벤트나 집중해야 할 마케팅 포인트를 설정하고

그러다가 또 다른 의사 결정에 따라 과감하게 전술을 바꾸거나 전략을 수정하는.. 

 

그럴 시간도, 경험도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조금 냉정하게 얘기하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얘기하는 장기적인 지향 방향이

다소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해는 가는데 당장 해야 할 업무에 적용도 안되고..

그러다보면, 분석가도 힘이 빠지고 ㅋㅋㅋ

 

 

아마 많은 회사들에서 이런 경험을 겪을지도 모르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서도 얘기했지만, 시장이 바뀌고 데이터가 바뀌었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자각하고 고민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어려운 이유는,

아직 디지털 광고 데이터에 적합한 분석 방법을 못찾았기 때문일수도 있다.

 

그리고 그렇다는 것은 어쩌면,

아직 모두에게 많은 기회가 남아있는, 몇 안되는 시장이라는 것. 

 

 

그래서 나도 그냥 멀리 보기로 했다. ㅋㅋ